‘그 김치’ 맛 내려면 김치 종균으로
대기업의 제조 김치에서는 저마다의 고유한 맛이 있다. 생김치에서는 양념 맛이 나며, 김치가 익어가며(발효되며) 고유의 맛이 생겨난다. 하지만 김치는 고춧가루, 마늘, 파, 생강 등 갖가지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발효를 일정하게 조절하기 어렵다. 가정에서 만드는 김치가 맛이 들쭉날쭉 한 것은 괜찮지만, 산업을 통해 판매하는 김치는 공산품처럼 일정한 맛을 내야 한다.
김치는 계절별로 원‧부재료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동일한 레시피로 제조하더라도 발효를 주도하는 유산균의 종류가 달라져 맛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런데 대기업의 경우 상품 김치의 맛을 어느 정도 균일하게 만들어낸다. 김치 발효를 주도하는 유산균인 ‘김치 종균’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요구르트에 어떤 유산균을 넣냐에 따라 딸기 맛, 복숭아 맛 등 맛이 달라지듯 김치 종균은 김치 맛의 핵심이다. 짠맛, 매운맛, 단맛 등 김치의 맛을 일정 범위에서 유지하려면 김치 종균이 필요하다.
▲ 김치의 발효를 주도하는 김치 종균을 활용하면 품질이 균일한 김치를 제조할 수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김치 종균을 활용한 상품 제작이 제한적이다. 종균을 구매할 경우 1kg 당 50~100만 원 수준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자체적으로 배양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을 고용해야 해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중소 김치 업체들은 자연 발효 방식에 의존하여 김치를 제작해왔다.
세계김치연구소(이하 김치연)은 2013년부터 전국 지역별‧종류별 김치로부터 유산균을 수집하여 약 3만5,000여 종의 김치 유산균을 확보했고, 이중 27종의 김치 종균을 개발했다. 일례로, 김치연은 ‘WiKim0121’이라는 이름을 가진 종균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하여, 중소 김치 업체에 무상으로 보급했다. 이 종균은 맛과 품질을 균일화하는 성능이 우수하며, 만니톨 함량을 10~50% 증가시켜 김치의 관능적 특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품질 유지 기한 역시 15~30일가량 더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
▲ 세계김치연구소 연구진이 개발한 김치종균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WiKim0121’ ⓒ세계김치연구소
기업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온라인에서 김치 종균을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용 김치 종균은 분말로 된 커피믹스처럼 생겼다. 김치양에 따라 알맞게 넣으면 된다. 종균 자체는 아무런 맛이 없고, 김치가 익으면서 유산균 수가 늘어날 때 김치맛을 좋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김치자원은행, 공인생물자원은행으로 인정
김치 맛의 비결인 ‘종균’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김치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김치연은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김치로부터 유산균을 분리하고 이를 유용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김치자원은행’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김치자원은행은 현재 기능성 유산균, 김치 종균 등 실물자원 총 60종 1257 균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치자원은행은 지난 19일 국가기술표준원 KOLAS(한국인정기구)로부터 김치유산균 분야 국내 최초 ‘공인생물자원은행’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KOLAS 공인 생물자원은행 인정제도는 생물자원은행 운영에 대한 국제표준(ISO 20387)에 따라 국내 생물자원은행의 역량과 서비스 품질, 신뢰도 등을 평가하여 필수 요구사항을 충족한 기관을 공인 기관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후략)
출처
http://www.sciencetimes.co.kr/news/%ea%b9%80%ec%b9%98%ec%97%90-%eb%a7%88%eb%b2%95-%ea%b0%80%eb%a3%a8-%eb%bf%8c%eb%a6%ac%eb%a9%b4-%ea%b7%b8%eb%9e%98-%ec%9d%b4-%eb%a7%9b%ec%9d%b4%ec%95%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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